주차장 테이크 아웃 집과 누하네 조그만 커피 가게.

새로 이사간 회사 옆에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보통 주차장엔 주차 관리원이 있는 조그만 부스 같은게 있죠.

여기엔 특이하게도 중국인이 하는 take-out 점이 있습니다.  (주차 관리용 부스를 테이크 아웃점으로 바꾼게 역력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주차 관리도 하면서 하는 것 같습니다.)
커피도 팔고요, 놀랍게도 주력은 그런 것보다도 (아마 커피/티등이 많이 팔리긴 하겠지만) 아침/점심꺼리입니다. 팻 타이, 그리고 소고기가 들어간 스프, 군만두 등등입니다. 위의 링크를 누르면 구글 스트리트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메뉴가 다르고 간판도 영 다른 것을 보아서, 구글 스트리트 뷰에 찍힌 것은 이전에 찍힌 것 같습니다.

그 중국인은 꽤 젊어보이는, 하지만 젊다고 하기엔 좀 세월을 탔거나 고생을 한 모습이 역력한, 마음이 예뻐 보이는 여자입니다. 순박하게 생겼고, 얼굴에 ‘착해’라는 게 써져 있네요. 요샌 한국 아줌마들은 아가씨보다 더 예쁘고 50대가 되도 무척들 아름다운데 그것에 비하면 ‘늙어’보이는 사람이지만, 젊은 사람의 어떤 분위기는 숨길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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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태어나지 않은 발음이 역력해 보이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커피를 사면 다른 것도 열심히 설명해 줍니다.
즉 더 팔려고 하는 것이지요. 며칠전 처음으로 그 앞을 회사 사람들과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자 얼굴에 희색이 돌았습니다. 하지만 그 희색은 돈을 이미 많이 버는 사람이 보이는 희색이 아니라, “이제 좀 벌이가 생기겠구나”하는 느낌의 희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제, 그리고 오늘 머리가 정지를 해서 거기서 보바 커피를 사 마셨습니다. 한국인이냐고 물으면서 그렇다니까 한국인들이 소고기 스프(국/면)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구요. 점심 뭐 안사먹을거냐고 하기에, 전 도시락을 싸 와서 먹었다 그랬더니 약간 실망하는 눈초리였습니다.
제가 짐짓 모른 척은 하지만 의외로 눈치가 빠릅니다. 보통 사람들은 모르고 그냥 지나갔을 것을 사실은 알고 넘어가곤 합니다. 만약이란게 있으니 확실해질때까진 입 밖에 내질 않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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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면서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아버지로 보이는 왠 노인이 기대어 서 있었습니다. 처음엔 남편인가 싶었는데, 두번째 보니 남편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너무 많고 아버지인듯 하더군요.
오늘 보니 이제 감이 왔습니다.
이 젊어 보이는 여자가 (그래도 20대는 아니고, 적어도 30대 후반이거나 40대 초반일거 같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모시고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
아마도 집엔 혼자 아버지를 놓고 올 수가 없으니 같이 나와서 아버지는 그 안에서 하루 종일 걸터 앉거나 기대어서 있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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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렇게 다른 것도 권해 보려고 했구나 싶습니다.
영어도 아주 자유롭게 구사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할 말은 다하는 정도…
그 상태에서 생계를 꾸려 나가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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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노인은 제가 보기엔 집에서 소파에 앉거나 누워서 쉬는 것이 더 나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좁은 부스 안에 안쪽 구석에 기대어 서 계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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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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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바로 그 뒤엔 그래도 건물 안에, 작지만 가게를 차려 놓은 NuHa’s coffee shop인가가 있습니다. 거기서 파는 커피는 1불 50정도 합니다. 근데 커피 자체가 맞있더군요. 젊은 남자 3명이서 합니다. 그리고 아침 베이글도 하고.. 간단한 샌드위치같은 음식을 해서 팝니다.
가게는 작아도 주변에 걸어 다니는 유동인구가 많고 주변 사무실에서 많이들 테이크 아웃을 해 가는 것을 보니 장사는 잘될거 같습니다.
때때로 거창하게 브랜드 체인점을 하는 것보다, 조금은 허름해 보여도 이런데가 사실은 알짜로 잘된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거창해 보이는 것은, 절대 수입액수는 혹 많을지라도 지출 비용도 많다고 하더군요.
그곳은 예멘이 사실은 커피의 원산지 임을 알리는 조그만 방을 붙여 놓은 것으로 보아 예멘 청년들이 하는 것 같습니다. 남자 셋이서 하는 것을 보니, 역시 이민자로써 미국에 터를 잡고 살기 위해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두 블럭 옆의 스타벅스 같은데 가면 커피 값이 거의 밥값인데, 물론 Today’s Brew 뭐 그런 것은 싸지만. (사실은 그런 커피가 제일 좋은거라고 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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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발을 옮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Nuha’s 가게에 가면 그 주차장 테이크 아웃집에서 보입니다. 반면 그 네하네 가게는 문 안에 있기에 들어 오는 사람들만 보이죠.
주차장 테이크 아웃집은 사실 커피는 싸지 않습니다. 단 그냥 커피는 없고 보바같은 것을 넣은거라.. 3.50 정도 하니, 그런 것과 비교하면 다른데보단 쌉니다. 하지만 밥값은 싸지요. 3.50~5.50 정도하니까요. 다른 음식점에서 먹으면 기본 7~10불은 나올텐데요.
물론 물은 별로 안좋은 걸 쓸거 같습니다. 수돗물이겠지요. 주차장이랑 연결된.

근데, 마음이 무겁습니다. 뭔가 하나라도 더 팔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그냥 대기업에서 더 하나 팔려고 하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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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그 주차장 테이크 아웃 집에 가서 점심을 사 먹어봐야겠습니다.

지나가는 것들, 남는 것들…

이 또한 지나가리니..

그런 마음들로 현재 상황을 이겨내곤 한다.
근데, 그 지나감으로 인해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바라지만 엄밀하게 말해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 이유는, 그 지나가는 일들로 인해 내가 어떻게든 변하기 때문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그 지나가는 것들을 잘 겪어 냈느냐보다도, 그것이 성공적이건 아니건 지나간 후에 변화된 내 모습이 나름대로 대견한 상태이냐, 뭔가 느끼고 그 후에 거름이 될 뭔가를 느끼거나 그렇게 영향 받은 상태이냐이다.

어떤 면에선 그 지나가는 것들을 ‘성공적’으로 지나 보냈냐는 것보다 그게 더 중요하다.
성공은 실패의 시작이고, 실패는 성공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성공했어도, 그 과정에서 뭔가 마음에 남는 것이 없다면, 그 인생은 공허할 것이다.